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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뇌물과 선물 사이 아슬한 줄타기
서동수 기자  |  ewf84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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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23  17: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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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서산시의회 윤영득 의원

뇌물과 선물은 구분되는가? 과연 속 시원히 답해 줄 이가 있을까? 이 문제를 푸는 것은 앞으로도 까마득한 일처럼 느껴진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꾹꾹 눌러 한자 한자 정성껏 편지를 썼던 과거, 스승의 날은 존경과 사랑을 표시한 날로 기억된다.

이면에는 촌지라 불리는 뇌물이 성행하기도 했다. 자기 자식 잘되기를 바란 부모의 마음이랴 어찌 이해가 가지 않겠느냐마는, 국민 대다수의 심리와는 동떨어진 행태였다.

예나 지금이나 민족이 대이동 하는 명절만큼은 가족과 친지, 지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세월이 흘러, 명절 풍속도가 많이 달라졌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변함이 없다.

2011년 뇌물과 선물을 법으로 규율했다. 그 결과 본 법안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를 ‘선물은 5만 원 이하, 경조사비는 10만 원 이하’로 각각 제시했다. 내년 9월 28일, 전면 시행을 앞둔 일명 ‘김영란법’의 핵심 사항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부정부패를 뿌리 뽑으려는 국가적 조치다. 뇌물은 곧 국가부도라는 공식이 작용했을 법도 하다. 얼마 전 3차 구제 금융을 받은 그리스는 10년간 탈세와 뇌물 액수를 합하면 구제금융액과 비슷하다는 국제보고서가 나온 바도 있다.

이처럼 국가의 명운을 걸고 시행될 김영란 법은 그동안 많은 논쟁을 일으켰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해당 법에서 금지하는 금품에 농·축산물 등을 제외해야 한다.’는 농축산업인들의 주장이다.

국내 농축산업계에서는 전체 생산량의 40%가 명절 선물로 소비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농축수산물을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실에서 뇌물과 선물을 명확하게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개념적으로는 확연히 구분된다. 구분 기준은 대가성의 유무다.

하위 개념으로는 자발성과 이타성의 유무, 그리고 선물의 양과 질의 적당성 등이다. 이타성은 행복을 공유하려는 순수한 의도 이외의 것은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같이 뇌물과 선물을 구분 짓는 여러 가지 속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물의 양과 질의 적당성만으로 뇌물과 선물을 규정한 것 자체가 어쩌면 지금, 농축수산업 종사자들의 분노를 사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명절 선물의 경우, 10만 원을 기준으로 그 이하는 순수한 선물이며, 그 이상은 목적성을 지니고 있다는 말에 감동할 농민들이 있을까?

속칭 김영란 법이라 불리 우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우리 사회의 필요악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모든 사회계층이 두루 이해할 수 있을 만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뇌물과 선물의 구분을 객관적 기준에만 의존해야 하나?

근본적인 해결은 국민 인식 수준의 변화에 있다. 뇌물과 선물의 구분 기준은 그것이 타인의 피해를 알면서도 의식적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 쓰였는가 하는 것이다.

진정한 선물이라면 그것은 주고받는 이간의 존경과 사랑의 표시여야 한다. 이를 단 하나의 조건인 가격으로만 정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 우울하기만 할 따름이다.

며칠 후면 민족 대명절 추석 한가위다. 내년 이맘때면 뇌물과 선물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해서 고른 최적의 선물을 존경과 사랑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주고받게 될게다.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필요악이라고 한다면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농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앞으로 1년간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일이다.
충남 서산시의회 윤영득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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